□ 엔트로피란
ㅇ 엔트로피에 대한 흥미- 필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분석과 투자를 하면서도 독서와 사색을 할때 가급적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와 거리가 먼 분야의 책이나 정보를 접하려고 노력한다. 왜냐면 그렇게 해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생각은 없어지지 않으며, 그와 동시에 이질적인 분야와의 통섭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책이 유명 비평가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쓴 '엔트로피(Entropy)'이었으며, 읽자마자 블록체인 영역으로 끌어와 필자만의 분석글을 쓰고 싶었다.
- 우선 '엔트로피'란 열역학* 제2법칙이자 이번 글의 핵심 키워드이다. 세부적인 설명과 내용은 본론에서 다루겠지만 주요 요지는 '우주 안의 모든 것은 일정한 구조와 가치로 시작하지만 결국 무질서한 혼돈과 낭비의 상태로 나아가는데 이때 그 방향을 거꾸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열역학 1법칙은 '우주 안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불변하며, 따라서 창조될수 없다'는 것이고, 열역학 2법칙은 '물질과 에너지는 한 방향으로만 변한다'는 것이다.
-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프레데릭 소디(Frederick Soddy)'는 '열역학 법칙들은 정치체제의 흥망, 국가의 성쇠, 상공업의 변화, 부와 빈곤의 원천 그리고 인간 모두의 물질적 복지 등을 좌우한다'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 문구를 보면서 열역학 법칙이 그렇게 대단한가 싶은가 생각도 들고, 특히 주요 키워드인 '엔트로피'가 몹시 궁금해졌다. 그 의문과 궁금증이 바로 필자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자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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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ganador.com.au/retailsmart > |
- 이번 글은 아주 먼 옛날부터 현재까지의 세계관을 논하고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부분만을 발견하고 언급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필자의 기존 글들과는 다르게 전체 비중에서 블록체인 비중이 적을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린다(단, 개인적으로는 이런 분위기의 글을 쓰는 걸 선호한다).
- 이렇게 미리 말해도 블록체인 관련 글에 왠 물리학 강의냐라고 할수있다. 하지만 지난 몇 주 전부터 이 내용을 다루고 싶어 수백번의 퇴고를 통해 글을 쓰면서까지 두고두고 생각할만한 글을 완성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 내 욕심만큼 여러분들이 좋아해줄진 모르지만 일독해주길 바라며 필자만의 일기장을 공개하듯이 조심스럽게 공유하오니 많은 피드백 부탁드린다.
□ 현재까지의 세계관(The Worldview to date)
ㅇ 선사시대와 그리스시대(Prehistory and the Greeks age)- 우리 현대인들은 주당 40시간 일하고 1년에 2~3주 정도 휴가를 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하지만 먼 옛날 수렵채취인들은 그것을 참을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들은 주당 12~20시간만 일하고 몇주에서 몇달에 걸쳐 전혀 일을 하지 않았다. 대신 놀이를 하거나 스포츠, 예술, 음악, 춤, 제례의식, 상호방문 등으로 여가시간을 즐겼다. 그뿐만이 아니다.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수렵채취사회 구성원들은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들에 속하기도 한다. 그들의 먹거리는 의외로 영양이 풍부하며, 그들 중 상당수가 현대의학의 도움없이도 60세가 넘도록 잘 산다. 그들은 서로 돕고 나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구성원 간 또는 다른 조직 간 적대행위에는 거의 관심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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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stern.de/wirtschaft/job > |
'철의 시대로 들어서자 낮에는 노동과 괴로움에서 잠시도 벗어나지 못하고 밤에는 약탈자 때문에 전전긍긍해야 한다. 아버지의 마음은 아이들과 한마음이 아니며 아이들도 아버지와 다른생각을 하고 있다. 올바른 생각, 착한 사람은 아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악한 마음, 나쁜 사람이 명예를 얻는다. 정의는 폭력에서 나오고 진실은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다'.
- 왠지 우리네 일상과 비슷해보이지 않는가. 어쨌든 그리스인들은 '성장'이 태초의 유한한 풍요를 조금씩 소진하는 것이라면, 가장 이상적인 상태는 이러한 '성장(=쇠락의 과정)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고, 그들의 목표는 '변화로부터 최대한 보호된 세계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이다.
ㅇ 중세시대(The Christian Worldview)
- 중세 전반에 걸쳐 서유럽을 지배했던 세계관은 '기독교적 역사관'으로 그리스인들의 세계관과 차이점이 존재하지만 공통점은 역사를 '쇠락의 과정'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 그리스 : 역사는 흥망성쇠의 순환, 중세 : 역사는 시작-과정-종말(창조-구원-심판)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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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체의 논의(Raffaello, 1510년作) > |
ㅇ 기계의 시대(The Machine Age)
- 현대는 기계의 시대이다. 기계가 곧 우리의 생활방식이며, 우리의 세계관은 기계에 집약되어 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우주를 아주 먼옛날 '위대한 기술자'가 시동을 걸어놓은 기계로 여기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우주의 이러한 기계적 정교함에 감탄하고, 이것을 지구상에서 그대로 재현하고 했다. 그런의미에서 현대인에게 '역사'는 '기술발달의 과정'이며, '진보'는 '더욱 완벽한 기계를 만드는 일'이 되어버렸다. 아귀를 맞추고 결함을 제거하는 작업은 끝없이 이어지며, 기계에 의한 공정은 삶의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었다. 이것이 우리시대의 역사 패러다임이다.
- 어느순간, 기계가 우리 내부로 들어와버렸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기계인지 알기 어려워졌으며, 우리의 일상속 언어도 '기계의 언어'가 되어버렸다. 비유하자면, 우리는 다른사람들과 '동기화'되었는지 확인해야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측정'하며, 직장에서의 '마찰'을 피한다. 이때 어떤 사람의 삶은 잘 돌아가기도 하고 '고장'이 나기도 하는데, '고장'이 나면 우리는 그 삶이 '재정비' 될거라고 생각한다.
- 모든 세계관에는 창시자가 있는데 수백년간 인류사회를 지배한 이 '기계론적 세계관'을 만든 사람들 역시 존재한다. 현대 실용주의자들의 원조인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세계를 구성하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믿었고, 1620년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증명하고, 사실만 말해'라고 외쳤다. 베이컨이 새로운 세계관의 문을 열자마자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가 설계도를 들고 들어왔다. '나는 수학이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지식획득의 수단이며, 수학은 모든 것의 원천이다'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기계론적 세계관의 진정한 신봉자인 데카르트의 뒤를 따른건 '아이작 뉴턴(Issac Newton)'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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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haydianlat.com > |
- 얼마 지나지 않아 '기계론적 패러다임'은 천하무적임이 증명되었다. 그것은 단순하고 예측가능하며 무엇보다도 실효성이 있었다. '우주는 과연 어떻게 돌아가는가'라는 희대의 의문이 비로소 해소된것이다. 즉, 사물에는 질서가 존재하고 그 질서는 수학공식이나 과학적 관찰에 의해 밝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런데 여기서 또다른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왜 사회 안에서 사람들의 정상적인 활동이 뒤엉키고 혼란스러운 것처럼 보이는가. 왜 사람들의 행동은 종잡을수 없고, 정부가 하는 일은 신통치 않으며, 경제는 베이컨, 데카르트, 뉴턴이 제시한 질서정연한 기계론적 설명과 맞지 않는가. 그런데 이 의문은 의외로 쉽게 해소되어버렸다. 바로 우주(자연)를 지배하는 질서를 우리사회가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류에 새로운 이정표가 생긴 순간이었다.
- 상황이 이쯤 되자 인류사회를 새로운 이정표(자연법칙)에 맞게 우겨넣으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우선, '존 로크(John Locke)'는 정부와 사회의 역할을 기계론적 질서안으로 끌어들인다. 로크는 인간사회가 자연법칙을 따르지 않아서 혼란스럽다고 결론을 내면서, 각 개인은 사회구성원으로써 자기역할을 수행하고 경력을 쌓으며 부를 축적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며, 정부는 이런 개인들의 힘을 자연에 적용하여 부를 창출할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무절제하게 부를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싸움이 있고 일부가 희생되지 않을까 하는 물음에도 그는, '인간은 그 천성이 선하다. 다만, 악하게 만드는 것은 부가 부족하다는 건데 자연은 못 가진자들도 다 쓰고 남을만큼 풍부하기 때문에 싸움필요가 없고 상호간 이익이 상충하지 않기 때문에 행동의 자유를 누릴수 있다'고 말해버린다. 그는 '무한정한 확장'과 '물질적 풍요'의 철학자가 된 것이다. 또한 로크에 이어 '애덤 스미스(Adam Smith)' 역시 기계론적 세계관에 도취되어 새로운 경제이론을 만들어낸다. 그는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를 통해 움직이는 천체가 자연의 일정한 법칙을 따르는 것처럼 우리의 경제도 자연적인 법칙을 따르면 성장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와 통제가 있으면 경제는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끌려가고 비효율이 지나치게 발행하여 결국 자연의 법칙이 깨진다는 것이다. 이 두 학자는 인간활동의 기본은 '물질적 자기 이익의 추구'라고 믿었고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결국 '이기주의'는 모든 사람에게 플러스가 되는 '미덕'이라고 주장했다. 즉, 더 많은 물질적 부가 축적될수록 세계는 더욱 질서있게 되고, 진보는 물질적 풍요를 더욱 증대시키며, 이때 과학과 기술이 유용한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 기계론적 세계관의 화룡점점은 1859년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이다. 이 책에서 그는 '진화'에서 적자생존과정을 통해 끝까지 살아남은 자들이 곧 스스로의 물질적 이익을 가장 잘 지킨 개체로 보았고, 덕분에 그들은 자기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할수 있다고 전했다. 앞선 학자들이 자기분야에서 '진보'를 '긍정적인 요인'으로 봤듯이, 다윈도 생물의 '진화' 역시 '질서가 계속 증대되어가는 과정'으로 인식하였다.
- 길게 이야기했지만, 기계론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진보'(또는 '성장')에 있다. 기계론적 지지자들은 '진보'를 '인간이 기존 사회를 자연법칙에 따라 더 질서있는 물질적 환경으로 변모시키는 과정'으로 보았고, 또한 '자연에 존재했던 최초의 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그 자연으로부터 창출하는 과정'으로 보기도 하였다.
2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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